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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법 (긴장 완화, 평범한 말하기, 말하기 구조)

by 자담_인 2026. 9. 29.

말을 잘하는 사람은 타고난 걸까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10년 넘게 말하기를 가르쳐온 커뮤니케이션 코치 맷 에이브러햄스(Matt Abrahams)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즉흥 말하기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영역이라는 거죠. 저도 발표 자리에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꽤 여러 번 했는데, 이 관점을 접하고 나서 뭔가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말 잘하는 법 (긴장 완화, 평범한 말하기, 말하기 구조)

 

긴장 완화 — 떨리는 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발표 전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렸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회의 중에 갑자기 의견을 묻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준비도 없이 모두의 시선이 쏠리면, 분명히 알고 있던 내용도 입 밖으로 잘 안 나오더라고요.

맷 에이브러햄스에 따르면, 이 긴장은 애초에 우리 DNA에 새겨진 반응입니다.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초기 인류는 100명 안팎의 소규모 집단에서 생활했고, 소통 방식이 곧 사회적 지위와 생존을 결정했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무리에서 배척당하면 실제로 목숨이 위험했던 거죠. 그 긴장 본능이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몸 안에 살아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긴장 자체를 없애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맷이 강조하는 건 "제거"가 아니라 "완화"입니다. 그가 제안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한데,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발표 전에 떨린다면 천천히 걷거나 팔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아드레날린(Adrenaline)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아드레날린이란 우리 몸이 위협을 감지했을 때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심박수를 올리고 근육을 긴장시켜 즉각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몸이 "전투 준비 완료" 상태로 바뀌는 거죠. 문제는 그 에너지가 갈 곳을 찾지 못하면 떨림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이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맷은 화상 인터뷰 내내 팔과 손을 쉬지 않고 움직였다고 합니다. 본인도 긴장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관리하고 있다는 거죠. 저도 이걸 알고 나서 발표 전에 의도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한 바퀴 걷는 습관을 들였는데, 확실히 첫 마디를 꺼내는 게 조금 수월해졌습니다.

긴장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는 분들은 차가운 물컵을 미리 준비해 손으로 감싸 쥐는 것도 방법입니다. 손은 체온 조절에 민감한 부위라, 차가운 물건을 잡는 것만으로도 체온을 낮추고 각성 상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이 너무 굳어 있다면 따뜻한 커피를 쥐는 것도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됩니다. 입이 바짝 마른다면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셔 침샘을 열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이런 방법들이 처음엔 너무 소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진짜 효과가 있나?"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심리적으로 "나 지금 대처하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긴장을 조금씩 눌러주더라고요.

요약: 긴장은 아드레날린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므로 없애려 하지 말고, 몸 움직임·체온 조절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평범한 말하기 + 말하기 구조 — 잘하려는 욕심이 오히려 말을 망칩니다

 

긴장을 어느 정도 다스렸다면, 이제 실제로 말을 꺼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또 막힙니다. "뭔가 멋진 말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이 사라져버리는 거죠. 저도 팀 회의에서 준비한 내용이 있었는데 막상 발언권이 주어지니 갑자기 "이게 너무 평범한 말인가?"라는 생각에 망설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맷 에이브러햄스는 이 지점에서 "Be Average(평범해져라)"라는 반직관적인 조언을 내놓습니다. 완벽하고 인상적인 말을 하려는 욕심이 생기면, 우리 뇌는 내용·목소리 톤·표정·눈 맞춤을 동시에 처리하려다 과부하가 걸립니다. 수십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리는 컴퓨터처럼 버벅거리거나 아예 멈춰버리는 거죠. 특별해지려는 의지가 오히려 말을 망치는 아이러니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늘어놓으란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기 구조(Communication Framework)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말하기 구조란 이야기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서사적 틀로, 단순한 목록 나열이 아니라 청자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장을 볼 때 재료 목록만 외웠다가 하나씩 빠뜨리는 것과, "오늘은 크림파스타를 만든다"는 목적을 먼저 정해두는 것의 차이와 같습니다.

맷이 가장 즐겨 쓰는 구조는 '주제-설명-확장'입니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을 한 문장으로 꺼내고(주제), 그게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설명),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어떻게 연결되는지 물어보거나 제안하는 것(확장)입니다. 어색한 자리에서 스몰토크(Small Talk)를 시작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스몰토크란 친밀감 형성을 위해 나누는 가벼운 일상 대화를 의미하는데, 많은 분들이 첫 마디를 어떻게 꺼낼지 몰라 침묵 속에 앉아 있곤 하죠.

예를 들어 처음 만난 사람과 식사 자리에서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라고만 물으면 "저는 한식이요"라고 단답형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이 요리 생각보다 맛있네요(주제). 저는 평소에 단순한 조리법으로 맛을 내는 걸 좋아하는데, 이건 재료가 잘 살아있는 느낌이에요(설명). 어떤 방식으로 먹는 걸 즐기세요(확장)?"라고 하면 상대방이 훨씬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엔 어색하지만 두어 번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더라고요.

말하다가 막히는 순간에도 전략이 있습니다. 첫째, 방금 한 말을 살짝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는 겁니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듯, 대화에서도 마지막 문장으로 돌아가면 다음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중은 생각보다 반복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둘째,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방금 말씀드린 내용이 여러분 상황에서는 어떻게 느껴지시나요?"라고 물으면 잠깐의 침묵을 자연스럽게 채우고, 동시에 상대방이 대화에 참여하는 효과도 생깁니다.

말하기의 궁극적인 목표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맷은 말하기의 목표를 정보 전달·감정 환기·행동 유도 세 단계로 정의합니다. 발표 후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하고(정보), 그 내용에 공감하거나 기대를 품고(감정), 실제로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것(행동)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말하기가 성공한 겁니다. 목소리 톤이나 발성이 조금 어설퍼도 이 세 가지가 전달되면 "말을 잘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말을 잘하려면 목소리부터 교정해야 한다고 오래 믿어왔거든요.

맷 에이브러햄스의 팟캐스트 Think Fast, Talk Smart는 현재 누적 3,700만 회 이상 재생됐으며, 그의 말하기 연구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공식 커리큘럼(출처: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에 10년 연속 포함된 검증된 방법론입니다.

  • 긴장을 완화하는 핵심 행동: 발표 전 몸 움직이기, 차가운 컵 쥐기, 따뜻한 물 한 모금
  • 평범한 말하기의 실천: "잘해야 한다"는 목표를 버리고 전달하고 싶은 내용에만 집중
  • 만능 말하기 구조: 주제 → 설명 → 확장 순서로 이야기 엮기
  • 막혔을 때 대처법: 직전 문장 반복 또는 청중에게 질문 던지기
  • 말하기의 성공 기준: 정보 전달 + 감정 환기 + 행동 유도 세 가지 충족
요약: "잘 말해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고 주제-설명-확장 구조를 활용하면, 즉흥적인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고 목적 있는 말하기가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발표 공포증이 있는데 즉흥 말하기를 정말 배울 수 있나요?

A. 맷 에이브러햄스 본인도 내향적인 성격으로 학창 시절 발표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반복 노출을 통해 말하기가 익숙해졌다고 강조합니다. 발표 공포증은 낯선 상황에 대한 신체 반응이기 때문에, 작은 자리부터 반복적으로 말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핵심 훈련법입니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Q. 주제-설명-확장 구조, 실제 업무 상황에서도 쓸 수 있나요?

A. 네,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장에서는 '과거-현재-미래' 구조가 더 적합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원에게 피드백을 줄 때 "이전에는 이렇게 했고,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요"처럼 전개하면 상대방이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상황에 맞는 구조를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Q. 말하다가 갑자기 막히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직전에 했던 말을 살짝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대처법입니다. 그래도 다음 말이 안 떠오른다면 청중에게 "방금 말씀드린 내용이 여러분께는 어떻게 느껴지시나요?"처럼 질문을 던져보세요. 말이 막히는 순간을 청중 참여의 기회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침묵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Q. 긴장할 때 물을 마시는 게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따뜻한 물을 마시면 침샘이 열리고 입안의 건조함이 해소되어 발음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물을 마시는 짧은 시간이 생각을 정리하는 여유를 주기도 합니다. 신체적 효과와 심리적 여유를 동시에 챙길 수 있어, 발표 전 물 한 잔을 준비해두는 것은 작지만 꽤 실용적인 습관입니다.

 

Q. 말하기 실력은 얼마나 걸려야 늘어나나요?

A. 개인차가 있어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맷은 "반복 노출"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거창한 발표가 아니어도 됩니다. 카페에서 주문할 때, 동료에게 의견을 말할 때처럼 일상 속 작은 말하기 상황을 의식적으로 연습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이번 대화에서 뭘 배웠지?"라는 질문을 습관화하는 것이 성장을 앞당기는 태도입니다.

 

 

결론

말하기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능력입니다. 맷 에이브러햄스의 이야기에서 제가 가장 오래 머문 부분은 "잘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릴수록 더 잘하게 된다"는 역설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원리입니다. 발표 전 걸어보고, 차가운 물컵을 준비하고, 주제-설명-확장 구조를 한 번이라도 써보는 것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오늘 당장 다음 회의나 대화에서 딱 한 가지만 골라 시도해 보시겠습니까?

참고: https://longblack.co/note/1321